2018.11.18.일 1345
언제부턴가 학교에서도 사진 동영상 촬영과 홈페이지 기재 등의 동의서를 받고 있다
사진을 많이 찍는 나로써 일단
참 세상이 각박해진다는 느낌을 가지게 된다
나도 사진과 동영상을 많이 찍지만
유명 관광지를 갔다고 하자
우리의 뒤통수와 내 얼굴과 내 몸 어떤 신체의 일부든지 남의 사진에 담기게 되어 있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담길 것이다
모르고 찍히는건 괜찮고 알고 찍히는건 싫다?
나도 내가 찍히는걸 좋아하는지는 않는다
하지만 찍히는걸 피할 수도 없다
모르게도 찍히고 알고도 찍힌다
대놓고 찍히는건 싫다는것이 될 수도 있겠지만
나는 간혹 그렇게 얘기한다
가둬 놓고 키우라고
온몸을 싸고 다니라고
하루에도 수십번 수백번 우리는 CCTV라는 기계에도 의도치 않게 찍힌다
관광지를 가서 내가 남의 아름다운 가족사진에 의도치 않게 한자리 차지 할 수도 있다
지나친 사진 동영상에 대한 초상권 침해니 하는 표현들이 불편하다
물론 일부 지나친 사람들에 대한 우선적인 차단 일수도 있겠지만
얼마전 학교 학예회가 있었다
우리 아이는 전교생 공연을 다 담으라고 당부한다
형아들 친구들 누나들 동생들 공연을 두고 두고 보고 싶어한다
그래서 캠코더로 파트별로 찍는다
이번에도 일찍 가서 설치를 하고 행사 담당 선생님으로부터 자기 아이것만 찍어야 한다는 FM적인 발언을 듣고 솔직히 황당했다
그럼 한 무대에 서는 친구들이 담기는건 괜찮고...
독무대를 서야겠다
전교생이!!!
유튜브나 매체에 동의 없이 올리는 경우가 문제가 된다고 하지만 나는 그런데 올리지도 않는다
올린다면 정말 일일이 동의를 받을것이고
물론 그 선생님도 기본적으로 교사 입장을 지키기 위한 발언이었겠지만 그래서 이런저런 말을 하지는 않았지만 씁쓸한 맘은 사실이다
행사후 지인들에게 미쳐 찍지 못한 분들이나 제대로 찍힌 못하신 분들에게 동영상과 사진을 보내드리면 너무도 감사해 하고
행사 사진 동영상 촬영으로 지금 두 다리가 모여서 걷기도 힘들지만...
그것 또한 공안이라고 생각한다
수많은 영상매체에 내가 노출되는것에 너그러움이 있었으면 한다
악의적인게 아니라도 원치 않을 수 있다
하지만 그런 어쩌다 있는 트러블이 일어나는 경우를 위해 모든것에 대해 제재를 하고 지나친 우려를 가지는것이 오히려 더 씁쓸함을 주는것 같다
무엇보다 나도 내 가족사진에 내 아이 사진에 다른 사람이 나오는거 싫다
하지만 혼자 모든 곳을 대관할 수 없고 점유할 수 없다!!!
내 독무대를 만들 수 없다!!!
좀 더 너그러워지는 우리가 되었으면 한다
2018.11.18.일 1424 지혜의바다